금융위원회가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개인간 카드 결제(페이앱 라이트)’를 허가해놓고 정작 최근 국내 최대 e커머스 장터로 떠오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제공하는 ‘개인간 카드거래’에 대해서는 위법하다며 사실상 규제 작업에 착수해 금융당국 스스로 혁신금융서비스를 규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네이버의 ‘개인간 카드거래’서비스가 규제특례 허가도 받지 않고 영업하는 것은 사실상 불법이라며 금융감독원을 통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개인간 카드결제에 대해 위법소지가 있다고 네이버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현재 금감원은 네이버와 이 문제에 대해 협의 중이며, 네이버는 내부 자체 법률 검토를 통해 사업이 적법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는 실제 금융위원회가 개인간 카드결제를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전면 허용한 바 있다며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의 당시 조치로 현재 중고나라 등 중고물품거래 사이트 등 주요 e커머스 플랫폼은 물론 대다수 오픈마켓에서 개인간 물품거래시 개인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게 일반화된 상태여서 왜 금융위가 뒤늦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대해서만 규제하려는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당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허용된 개인간 카드결제의 경우 당시 특례규제로 인정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사안이며 원칙적으로 금지된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특례규제를 받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간 카드결제서비스를 하려면 특례규제를 받은 업체와 제휴를 하던가, 혹은 현재의 개인간 카드결제를 다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유원규 사무관은 5일 개인간 카드거래 전면 허가시점과 관련, “특례(규제)의 경우 현재 준비기간과 테스트 등을 거쳐 문제 및 부작용 등 이용결과에 대한 확인까지 통상적으로 대략 4년이 소요된다”면서 “현재 개인간 카드결제는 2023년께나 돼야 테스트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혀 개인카드 전면허용 여부는 2023년께나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내 개인간 카드결제는 현재로서는 위법이고, 전면 허용은 2023년께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원규 사무관은 “현재 e커머스 플랫폼내 개인간 카드결제 허용 시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데, 이 경우 무자료거래로 부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국세청이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개인간 카드결제를 허가하기는 힘들다는 취지로 말했다.
유 사무관은 “현재 금감원과 네이버가 이 문제를 협의중”이라며 네이버가 특례규제 업체와 제휴를 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내 개인간 카드결제는 위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실제 카드업계와 국세청이 강력 반발하면서 금융위 내부적으로는 중고물품거래이건, e커머스내 상품구매이건 카드결제가 사업자등록이나 부가세 발행 없이 개인간 카드결제방식으로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면 그 여파가 상상하기 힘들다며 부정적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감원과 신용카드사, PG사 등은 개인간 물품거래와 개인간 카드거래지만,탈세를 목적으로 기업규모로 운영하는 쇼핑몰이 대거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무자료거래할 경우 불법 거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는 실제 특례규제를 받은 한국NFC,PG사인 유디아이디 같은 회사의 경우 거래내역 및 카드결제 내역등을 국세청에 제출하도록 하는 부가조건을 달아 허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규제특례 사업자들은 한도액,실거래확인서류,신분증 통장사본 등 16가지 의무조항을 지켜야 한다.
금융당국은 반면 네이버는 특례규제 허가도 받지않은 상태에서 의무조건없이 동일한 개인간 카드결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e커머스 업체 및 네이버는 이미 토스 등 핀테크 회사를 중심으로 송금 및 개인간 자금거래,결제 등이 수수료없이 이뤄지는 혁신적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금융당국이 또다시 개인간 카드결제를 규제할 경우 카드업계 이익을 대변하려는 시대착오적 행정이란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있는 소규모 영세판매업자들이 그나마 오픈마켓을 통해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규제할 경우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이미 편리하게 결제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카드결제 단말기를 구매토록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과 금융위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이용고객 및 거래물량 규모를 감안, 개인간 카드거래를 금지하는 강제적 조치보다는 네이버의 자발적 협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이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예외적으로 허가(특례규제)한 데다, 법조항 자체가 애매한 점 때문에 네이버가 강하게 반발,소송전에 나설 경우 상당한 정책적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현형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르면 개인간 카드결제를 금지하는 명확한 금지조항이 없다는 점도 논란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실제 금융위가 애매한 법조항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거래를 통해 물품의 판매 또는 용역을 제공하는 자’의 범위에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자체 유권해석에 대해 네이버는 해석상 위법소지가 다분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결제대행업체(PG)사를 통해 개인간 카드결제를 할 경우 역시 사업자등록을 하지않은 개인은 카드결제를 받을수 없다고 유권해석한 대목에 대해서도 e커머스업계와 네이버는 이 또한 ‘아전인수’해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행 여신전문금융법에 개인간 카드거래를 금지하는 조항 자체가 없고, 이미 대다수 오픈마켓이 같은 방식으로 개인간 카드결제를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인판매자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서비스가 중단될 경우,소규모 영세판매자들에게 엄청난 혼란과 함께 매출손실등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미등록자 개인에게도 스마트스토어 플랫폼과 네이버페이를 통해 신용카드결제 대행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위법성 논란과 함께 특례규제허가 업체와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네이버에 입점한 판매자중 1만7000여명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미등록 개인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