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이유를 들어 대기업형 마트 등 대형유통점에 대해 규제법안을 쏟아냈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대형마트에 대한 심야시간 배송을 허용키로 했다.
민주당 고용진 의원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심야시간에 온라인 배송 작업을 할 수 없게 한 규제를 풀어 대형마트에 대한 심야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2일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전국에 매장을 갖고있는 대형 유통점들이 일제히 밤 10시부터 새벽까지 심야배송을 할수 있게돼 쿠팡,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와 본격적인 새벽배송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집권여당이 대형마트 온라인 판매 제한을 풀기로 한 것은 이미 규모가 커진 쿠팡, 11번가 등 e커머스업체는 새벽배송이 가능한데, 대형마트만 규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마트 롯데마트 등 e커머스업체 쿠팡과 네이버의 약진으로 돌파구가 절실한 상태여서 그동안 새벽배송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키로 한 것은 대형 유통점의 새벽배송 자체가 자영업자 등 골목상권 소상공인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점에 대한 새벽배송이 허가될 경우 심야 및 새벽시간대 배송물량이 급증하면서 또다시 택배기사의 업무과중과 과로사 등 열악한 택배기사 근로환경에 대한 이슈가 반복적으로 제기될 공산이 크다.
골목상권 보호를 명목으로 각종 규제법안을 쏟아낸 집권여당이 유통산업 규제완화책을 들고 나오자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이들 대형마트는 쿠팡 등 e커머스업체와는 달리 별도 물류창고나 물류센터를 건설하지 않고도 이미 오프라인 기반의 매장을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활용,대규모 추가 투자 없이도 배송망을 넓힐 수 있어 향후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을 둘러싸고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마트는 PP센터를, 롯데마트는 세미다크스토어 점포를 개조하는 등 새벽배송을 준비해왔다.
고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매장에서 이뤄지는 통신판매의 경우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대형마트에서 영업시간(오전 10시~자정) 외 심야나 법정 휴무인 휴업일에도 온라인 상품 배송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고용진 의원을 포함 여당 10명의 의원은 개정법안 상정 취지에 대해 “대형 유통점에 대해 의무휴업일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역차별”이라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홍익표 의원이 발의한 복합쇼핑몰 규제 위주의 유통산업법 개정안과 관련,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복합쇼핑몰의 영업제한도 반드시 일요일이 아니라 쇼핑몰 자체적으로 정하는 요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형 유통점은 심야및 새벽배송을 위해 점포에서의 온라인 상품 작업시간 제한을 풀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e커머스업체에 대한 역차별이며 불필요한 규제로 유통산업계 성장을 막고 내수 진작의 발목을 잡는 악폐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대형 유통점의 온라인 주문배송 판매 규제는 지난 2012년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을 침해하는 것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등 골목 상권 보호를 명분으로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월 2회 주말 의무휴업과 자정 이후 영업금지가 적용된 바 있다.
특히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영업종료 후에는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의 분류나 포장, 배송작업을 진행할 수 없어 쿠팡 11번가 마켓컬리 등에 견주어 역차별이라며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해왔다.
실제 이마트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점은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으로 새벽 배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쿠팡, 11번가, 마켓컬리 등 e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을 통해 신선식품 배송 시장을 빠르게 잠식,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환영 일색이다. 유통업계는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구시대적 사고와 규제가 유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았다”면서 “유통업계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중대한 기틀을 마련할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