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데이가 던져준 메시지가 연일 글로벌 ICT업계는 물론 자동차업계에 강한 후폭풍을 던지고 있다.
과연 일런머스크가 23일 공개한 배터리원가 56%절감과 2년내 2900만원대 전기자동차를 출시한다는 플랜이 현실화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과 함께 배터리업계에 미칠 영향과 향후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미칠 시장판도와 관련하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를 포함해 SNS에는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콘텐츠들이 하루새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2차 전지분야 투자분석 전문가인 하이투자증권 정원석(사진) 애널리스트는 “전기자동차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원가를 56%절감하겠다는 테슬라의 공식발표가 현실화한다면 국내 배터리업체는 위협을 넘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해 주목을 끌고 있다.
테슬라 배터리데이 논란과 관련, 정원석 애널리스트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발표한 일런머스크의 메시지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본다.
■ 국내 언론은 “별다른게 없다”고 평가절하식 보도가 주류다.시장의 반응은 어떤가
국내 주요 언론이 테슬라 배터리데이 발표내용에 대해 다소 별 내용이 없다는 식의 보도를 한 것은 아마도 배터리 소재측면에서 혁신적 뭔가를 발표할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배터리소재 자체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테슬라가 원가와 가격적인 부분을 주로 제시해 그런 거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배터리 원가를 56% 낮춘 것은 엄청난 일이다. 원가를 이 정도로 낮추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배터리업계엔 큰 도전과 위협적 상황이 생긴 거다.
■ 배터리데이 가장 중요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공개한 핵심 키워드는 3가지 숫자다. 바로 ▶56%, ▶$25,000, ▶3TWh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테슬라가 배터리의 가격파괴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이날 발표내용 핵심은 배터리원가를 56% 절감하겠다는 거다. 배터리는 전기차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테슬라는 그걸 통해서 2만5000달러(2900만원) 전기차를 공급하겠다는 게 핵심 포인트다.
■ 정말 국내 배터리업체에 위협이 되는 수준인가?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공식 발표한 숫자,이를테면 배터리원가를 56%낮춘다는 계획이 정말 현실화한다면,국내 배터리업계에는 위협적이고 타격이 될 수 있다. 그 정도로 혁신적인 플랜이다. 어제 2차전지 업체의 주가가 조정된 것도 이런 요소를 반영한 거라 봐야 한다.
일런머스크가 과거에도 믿기 힘든 계획을 발표, 100%지켜지지 않았지만 상당부분 현실화한 점이 있기 때문에 테슬라의 이번 56%원가인하는 주의깊게 봐야 하는 대목이다.
■ 테슬라가 배터리업계를 위협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테슬라의 전략은 명확하다. ‘저비용 고성능 배터리’를 ‘대량 양산’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셀을 자사 전기차에 적용하겠다는 거다. 배터리 원가를 낮추겠다는 거다. 배터리 원가를 낮추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분자를 낮추는 방식,즉 소재비절감,제조공정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절대적인 비용을 낮추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분모를 키우는 방식,즉 새로운 소재 개발로 에너지 밀도를 높여 용량당 판가(판매가)를 낮추는 것이다. 배터리 가격은 $/kWh 단위로 표기한다. 위에 언급한 첫번째 방식이 분자($)를 낮추는 방향이고, 두번째 방식은 분모(kWh)를 키우는 접근법이다.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밝힌 것은 분자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즉 공정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으로 가격파괴,배터리가격을 반 토막이상 떨어뜨리겠다는 거다. 56%수준으로 원가를 낮추는 기술은 기존 배터리업체들이 단기간내 절대할 수 없는 테슬라만의 경쟁우위 요소다. 그래서 위협적인 거고,배터리업계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봐야하는 거다.
분명 발표내용 숫자를 보면 놀랄 만 하다. 특히 배터리 가격을 지금의 120~130$/kWh보다 56% 낮출 경우 내연기관차와의 Cost parity(동등한 수준의 원가)이라 불리는 $100/kWh를 넘어서 $50/kWh 중반까지 갈 수 있다.
한마디로 반값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자동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은 물론 이제 막 제대로 시작해보려는 신규 전기차 플랫폼의 추격 의지마저 꺾게 만드는 수준이다. 다만 이는 단기적으로 달성 가능하다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원가 절감하며 가야할 목표치로 보인다.
■ 전기자동차업체인 테슬라가 어떻게 단기간내 배터리전문업체를 위협하는 기술수준을 확보할수 있었다고 분석하는 가?
배터리원가의 56%를 절감한다는 발표내용을 보면 56% 중 공정을 통한 원가 절감이 32%(셀디자인,셀공장), 신규 소재가 17%(실리콘 음극재, 하이니켈 양극재), 차량 내 배터리 구조 변화가 7%다. 테슬라는 공정 혁신을 통한 배터리 원가절감이 핵심 전략이다. 이미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 중인 배터리에는 니켈이 80%대인 하이니켈인 NCA와 실리콘 음극재가 이미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직접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 중이라고 언급한 적은 없지만 통상 업계에서는 파나소닉이 공급 중인 원형 배터리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이런 공정 혁신을 바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공정개선으로 배터리 원가를 56%절감한다는 건 혁신이다. 국내 업체는 준비가 안돼 있다. 테슬라의 고유기술이다.
배터리소재 개발등 고유기술 혁신은 최소 준비만 3년이상 걸린다. 테슬라의 고유기술은 배터리 제조 공정상의 개선능력이다. 테슬라의 건식코칭방식은 독보적이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오래전 맥스웰을 인수했다.
대형 슈퍼캐퍼시터 1위업체인 맥스웰의 주력 제품은 모두 2개 전극을 형성하고 있고, 모두 흑연을 코팅하는 건식코팅방식을 사용해왔다. 테슬라는 맥스웰을 통해 제조 공정상의 경쟁우위 요소를 확보한 것이다. 테슬라의 베터리 제조공정기술은 기존 배터리업체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봐야 한다.
■ 국내 배터리 3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물론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업체 역시 가만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전략을 짜야 하고 개선시켜야 한다. 국내 배터리업체가 당장 가야할 방법은 분모를 키우는 방법이라 판단된다.
즉 배터리소재 기술의 혁신이다.배터리는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재구조의 변화를 개발하는 데는 최소 3년이 걸린다. 다행히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이미 실리콘음극제를 준비해왔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를 계기로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기존 로드맵을 좀더 앞당겨야 할 것이다.
국내 업체는 이미 준비해왔다. 이미 중대형 니켈비중이 60%이고, 아직 에너지밀도가 높지는 않지만, 니켈비중이 80%인 소재를 내년부터 상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개선에도 소재원가 자체가 올라가지 않는다.에너지밀도를 계속 높이고 있어 용량당 배터리 가격은 더 인하될 것이다.
오히려 하이니켈 양극재 적용시 고가의 코발트 소재 사용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생산 원가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에너지밀도는 기존 210Wh/kg에서 285Wh/kg로 개선할 수 있어 용량당 판가는 약 $125/kWh에서 $90/kWh대 수준까지 빠르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
소재 변화를 통한 에너지 밀도 향상만으로 25% 이상 원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테슬라의 ‘56%’의 절반 정도는 따라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향후 중대형 배터리 업체들도 적용을 계획 중인 CTP(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한다면 팩 기준으로는 테슬라와 겨루어볼 만한 가격대까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국내 배터리업체는 용량당 단가를 더 떨어뜨려야 한다.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고 당장 테슬라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지만 근접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계기로 국내 주가 및 테슬라에 대한 전망은
배터리 소재의 혁신적 개발은 아니지만,공정상의 개선으로 배터리원가를 56%낮춘다는 것은 기존 배터리업체가 따라갈 수 없는 혁신적 성과다. 테슬라를 주의깊게 봐야하는 점은 기존에는 전기차만 만드는 자동차회사였지만, 이제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하고 배터리분야 연구개발을 엄청나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이미 배터리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전기자동차 기술을 훨씬 더 주도적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이 강점이다. 셀투팩, 배터리셀 자체를 구조형으로 넣어버리는 통합기술도 이런 유연한 기술의 수직계열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완성차업체와 협업이 가능할 것이다. 전기차업체는 이제 테슬라에 많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 주가 역시 국내 2차전지업체보다 소재 업체의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의 기술혁신은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뿐만 아니라 배터리까지 수직계열화해 양과 질, 특히 비용 절감 측면에서 확실히 앞서 나가는 퍼스트 무버로서 포지션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 점은 다른 완성차업체나 중대형 배터리 업체들보다 분명한 강점이 있다는 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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