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뻥이다”
‘레벨5’에 근접했다고 주장하는 테슬라 자율주행기술을 둘러싼 찬반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는 7월 8일 중국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회의(WAIC) 개막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테슬라는 올해 자율주행 ‘레벨5’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벨 5 자율주행은 운전자 없이 자동차를 제어하는 ‘무인 완전자율주행 단계’를 말한다. 0~5단계로 구분된 총 6단계 중 최고 레벨의 단계다.
전문가그룹은 테슬라 자율주행이 ‘레벨 4’를 달성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레벨5’주장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기술이라는 입장이다. 즉 일론 머스크의 과장된 뻥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독일 법원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과장한’ 허위 광고로 판결한 사건과 맞물려 ‘테슬라 레벨5 달성’ 주장의 신빙성을 놓고 전문가그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물론 자율주행기술 관련 업계, 인공지능(AI)업계를 통틀어 특정 자동차 자율주행기술이 ‘레벨5’에 근접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그룹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국내 자율주행 전문가그룹은 “운전자 없는 레벨5 상용화를 위해서는 절대 자동차 자체의 센서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자동차가 도로의 차선과 높낮이,커브를 인식하는 고성능 라이다와 센서는 기본이고, 고속도로를 포함한 모든 주행도로와 도로위 주행차량을 중앙 컨트롤센터에서 통제,컨트롤할수 있어야 레벨5단계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즉 자동차는 물론 모든 도로를 인식,통제할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자동차주행은 도로상태는 물론 흐리거나 눈비가 오거나,야간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이기 때문에 자동차 자체의 라이다와 센서만으로는 레벨5단계 자율주행 운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 주행은 사망사고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오인과 오작동 가능성을 피할수 없는 자동차내부 센서,라이다 시스템만으로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결국 모든 도로를 통제하고, 도로위 주행중인 차량을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선 오인,오동작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피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특히 모빌리티분야 엔지니어들은 이른바 모든 도로인프라를 중앙에서 통제관리, 자동차를 거대한 고속도로 컨베이어시스템에 올려놓고 관제센터 통제에 따라 차량의 주행 및 진∙출입을 통제, 주행토록 하는 이른바 중앙컨트롤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즉 도로 높낮이,커브 각도 등 모든 도로정보 DB를 실시간으로 주행 중인 차량에 전송, 이를 토대로 해당 차량이 입력된 DB에 따라 주행을 하는 방식의 자율주행시스템만이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레벨5’ 솔루션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전문매체 모터그래프는 최근 테슬라 레벨5 논란에 대한 해외 전문가그룹 비판내용을 상세 보도했다. 현재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0부터 레벨5까지 6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레벨5는 승차후 목적지를 입력만 하면 운전자는 액셀러레이터,핸들,브레이크 등 어떤 조작없이 출발과 주행,주차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개념이다. 즉 출발후 손하나 대지않아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무인주행 개념이다.
레벨0는 위급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개입하는 ‘긴급 제동 장치’를 사용하는 수준이며, 레벨1은 운전대 조작을 통한 방향조절이나 속도 중 하나를 운전자가 직접 조절하는 단계를 말한다. 레벨2는 앞차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최근 출시되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갖춘 신차들이 대부분 레벨2에 해당한다.
레벨3부터는 운전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차로 바뀌며, 레벨3은 고속도로와 같은 일정 구간에서 차량 스스로 달리는 수준의 레벨이라는 것. 레벨4는 정해진 지역에서 운전자 개입이 없이 운행이 이뤄지고, 레벨5는 탑승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운전대, 엑셀, 브레이크 등 어떤 장치도 조작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개념이다.
모터그래프는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 샘 아부엘사미드 수석 애널리스트의 코멘트를 인용 “지금 테슬라가 만드는 차로는 절대 (자율주행) 레벨5를 구현할 수 없다”면서 “현재 AI(인공지능)는 레벨5를 구현할 만큼 고도화되지 않았고 장착된 센서만으로 악천후 등 변수를 파악할 수 없다”고 정면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듀크대학교 로봇공학연구소장 미시 커밍스 교수 역시 현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레벨5 실체를 전면 부정했다고 모터그래프는 소개했다. 그는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고 조사를 수행했으며, 오토파일럿의 취약점들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커밍스 교수는 “그(일론 머스크)가 의미하는 완전 자율주행은 레벨4 수준일 것이고, 그마저도 당장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레벨5가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이에 앞서 구글 웨이모 존 크라프칙 CEO도 다수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레벨5를 ‘신화 같은 이야기’라고 단언한 바 있다고 모터그래프는 인용 보도했다. 크라프칙 CEO는 “레벨5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산티아고까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차량 스스로 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사람들이 그런 걸 원하리라 생각지도 않으며 이런 일은 일어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국내 삼성전자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AI기술 선도기업 역시 자율주행 레벨5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방식과 기술적 구현 가능성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AI업계는 테슬라가 올해 레벨 5 자율주행의 기본 기능을 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일론 머스크 주장과 관련, 올해 내에 레벨 5를 달성할 수준이라면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훨씬 능가하는 레벨4 기술을 이미 상용화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런 머스크 CEO는 7월초 “테슬라가 자동차에 더 많은 첨단 컴퓨터를 장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열투영이나 냉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의 중국 연구팀이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 현지 공장에서 관련 기술 상용화를 주도한다는 뉘앙스로 발언해 더욱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시동 거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기술,미 합작사 모셔널 런칭
현대자동차그룹과 앱티브(Aptiv)는 11일(현지시각) 자율주행 합작법인 신규 사명을 ‘모셔널(Motional)’로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모셔널은 자동차 기업 현대차그룹과 모빌리티기술회사인 앱티브가 합작투자,3월에 설립된 자율주행기술 전문개발 회사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을 통해 2022년에는 로보택시 및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모셔널은 보스턴 본사에 이어 피츠버그, 라스베이거스, 산타모니카,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최근 서울에도 개발센터를 개소했다. 서울 거점은 자율주행기술 테스트 역할을 맡게 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모셔널은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차세대 혁신 기업”이라고 말했다.
케빈 클락 앱티브 CEO는 “앱티브는 고도로 자동화된 차량에 안전과 신뢰를 제공하는 첨단 ADAS 플랫폼으로 자율주행차 시대를 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셔널은 ▲최초의 완전자율주행차 미 대륙 횡단(2015년) ▲세계 최초의 로보택시 시범사업(싱가포르, 2016년) ▲세계 최대 규모의 일반인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라스베이거스, 2018년~현재) 등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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