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가 8월부터 마이데이터사업을 본격화하는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규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키로 또다시 관치금융의 악폐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와 금융산업 발전방향’이란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기존 금융회사들이 네이버를 집중 성토,정보제공 비대칭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하고 나서자 3분기 중 정부와 전문가,유관기관,업계가 참여하는 마이데이터관련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말이 협의체이지 마이데이터사업 규제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명분마련 차원에서 구성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시중 금융회사들이 마이데이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해 “네이버가 진출한 금융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승자독식의 운동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조선비즈는 23일자 ‘[단독]금융위원장 앞에서 네이버와 금융사∙핀테크가 ‘한판’붙었다는데…’제하의 보도를 통해 금융회사들이 플랫폼 빅테크기업인 네이버가 금융업에 진출할 경우 정보를 독점해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격이라며 네이버를 집중 성토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금융권의 네이버 집중 성토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와 금융산업 발전방향’이란 비공개 간담회에서 나왔다는 것.
은 위원장이 직접 주선한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가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해 금융산업을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금융위원장이 직접 당사자들을 만나 목소리를 듣겠다고 나선 비공개 간담회로, 간담회 일정 자체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마이데이터사업 진출로 금융권이 초긴장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최인혁 대표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해 핀테크 진영에서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와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가 참석했다.
금융사를 대표해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조영서 신한DS 부사장, 한동환 KB국민은행 부행장이, 금융위에선 은 위원장과 손병두 부위원장이 함께 참석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장·차관이 한 간담회에 동시에 참석하는 건 드문 일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사전 시나리오없이, 자유토론으로 진행돼 당초 예정보다 길어져 2시간 정도 진행됐다. 해당 매체는 이런 고위급 관계자들이 2시간 동안 시나리오 없이 자유토론을 벌이는 것 자체가 보기 힘든 자리라고 금융권 멘트를 인용해 평가했다.
[왼쪽부터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정순섭 서울대 교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
조선비즈는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이번 간담회는 ‘네이버 성토장’ 같은 분위기였다고 소개했다. 은행·카드사 같은 금융권뿐 아니라 핀테크 업계에서도 플랫폼을 독점한 빅테크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승자독식의 운동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즉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빅테크는 금융사와 달리 금융 규제를 피할 수 있지만, 플랫폼을 독점해 빠르게 많은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경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마이데이터를 통해 금융권의 정보를 빼갈 생각만 하고 자신들이 가진 알짜 정보는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조선비즈는 보도했다. 실제 오는 8월 5일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금융사가 가진 고객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모두 제공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역시 고객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권은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가 아닌 네이버페이 결제와 관련한 데이터만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즉 쇼핑,검색,부동산정보,결제정보 등 포털 네이버가 갖고있는 거대한 고객 거래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금융회사 정보만 빼내 가려 한다고 금융회사는 반발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네이버가 가진 알짜 정보는 쏙 빼놓고 마이데이터에 참여한다는 생색만 낸다는 것이라며 참석자 멘트를 인용해 “네이버페이 말고 네이버 자체의 데이터도 마이데이터를 통해 내놓으라는 의제가 금융위원장 앞에서 본격 논의된 것 자체가 큰 이슈였다”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을 단순히 플랫폼이 아니라 금융투자업자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조선비즈는 소개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최 대표 역시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 “빅테크가 보유한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은 소상공인과 사회초년생 등에 대한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금융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빅테크가 금융 분야 디지털 뉴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빅테크에 대한 규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돼 또다시 비판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3분기중 정부와 전문가,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확실한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명분차원의 협의체일 뿐 실제로는 마이데이터 규제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향후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규제 및 업종별 데이터제공 범위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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