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데이터3법이 8월 5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국내 금융산업계에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그간 금융당국의 보호와 지원아래 한해 40조원이 넘는 예대마진 이자수익을 챙겨온 은행업계가 최첨단 IT기술기반 마이데이터 사업의 등장으로 금융혁신의 거센 돌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재 금융업계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라 불리는 마이데이터사업으로, 조만간 금융위 허가취득이 유력한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가 금융혁신을 주도할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금융위가 사전 사업자허가 수요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신청 의사를 밝힌 곳은 하나,우리, 신한, KB국민 등 시중 은행은 물론 네이버 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한 대형 IT기업 등 100여개 업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전체가 마이데이터사업에 초미의 관심을 쏟는 것은 수십년간 관치금융의 지원아래 독과점 예대마진 이자수익만으로 한해 40조원의 이익을 남겨온 전통의 금융산업을 통째로 뒤흔들 파괴력 때문이다.
여기에 가입자 수천만명을 확보하고 인공지능 등 최첨단 IT기술로 무장한 네이버,카카오 같은 거대 IT기업과 토스 등 핀테크기업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거 참여, 금융혁신을 주도할 태풍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그룹은 핀테크 등 새로운 혁신적 금융서비스가 등장해도 금융당국이 기존 은행업의 수익구조를 위협하는 것은 법으로 차단,핀테크산업이 기존 은행업의 하부구조로 편입토록 했지만,마이데이터사업의 경우는 이런 관치금융의 규제권한을 무력화하면서,금융시장의 진입장벽을 허물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전망한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 자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 업무 유형은 ▶신용정보 통합조회, ▶부가서비스 제공을 위한 금융업무,▶ 정보관리 및 데이터 산업 관련 업무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이를 기반으로 한 세부 사업은 ① 본인 신용정보 통합조회, ② 정보계좌ㆍ정보관리, ③ 데이터 분석ㆍ컨설팅, ④ 데이터 분석결과의 제3자 제공, ⑤ 투자 자문ㆍ일임업, ⑥ 금융상품자문 등 6가지로 구분된다.
금융산업과 핀테크업계는 마이데이터시장이 얼마나 빨리 이자수익으로 한해 40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시중 은행권의 누워 떡먹기식 수익 모델을 대체해나갈지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다.
■ 네이버,카카오의 등장에 초긴장한 은행권, “기울어진 운동장’강력 반발
은행권은 일제히 네이버를 지목하며 마이데이터사업 자체가 검색정보와 부동산, 쇼핑정보를 가진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로 인해 은행이 경쟁하기에는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네이버 마이데이터 사업의 잠재적 파괴력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정의한 마이데이터는 본인 정보에 대한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고,정보주체인 개인의 동의에 따라 본인 데이터를 개방∙활용하는 것은 의미한다. 금융거래명세 등 금융데이터의 주인을 금융회사가 아닌 개인으로 정의한 개념이다.
즉 데이터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강화한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 분산돼있는 개인금융정보의 통합조회 및 관리,맞춤형 데이터분석과 데이터기반의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새롭게 창출해낼 수 있게 된다.
현재 금융관련 사업을 준비 중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무난히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들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IT기업은 개인정보를 활용, 금융정보 통합조회서비스는 물론 자사 빅데이터기반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부동산담보 대출서비스, 신용정보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대장주들이 기존 은행이 독점해온 이런 금융서비스에 나설 수 있는 것 역시 개인의 동의하에 은행들이 독점해온 개인의 금융정보를 받아 활용할 수 있게 된데 따른 것.
네이버파이낸셜은 우선 자체 빅데이터와 타사 금융정보를 결합,▶자동차∙보험료 정보를 조합한 맞춤형 자동차 보험 조회 ▶자산∙소득 수준에 맞는 부동산 매물 추천 ▶통합데이터 기반 대출심사모형을 이용한 새로운 대출서비스 등에 나설 계획이다.
■ 보험업계 초긴장,네이버 자동차보험 진출은 서막에 불과
네이버파이낸셜은 9월부터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출시,보험사업에 나선다. 보험업계는 강력한 검색 플랫폼을 기반으로 네이버가 보험 중개 판매에 나설 경우 ‘보험 공룡’의 등장은 시간 문제라며 초긴장 분위기다.
네이버는 이미 현대해상·KB손보·DB손보 등 주요 손해보험사와 제휴를 맺는 등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업계는 네이버가 자체 빅데이터와 개인정보를 토대로 마케팅에 나설 경우 보험시장의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보험상품 조회는 물론 자동차 기종, 모델, 옵션, 운전자 정보, 보장내역, 특약 등의 정보를 기반, 회사별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해주는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여기에 자체 쇼핑과 연계한 네이버페이 할인 및 새 차 구입 시 할부금융까지 연계해주는 등 보험서비스 확장성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카카오 역시 카카오페이를 앞세워 카톡기반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KB손해보험·현대해상·하나손해보험∙DB손해보험·MG손해보험·AXA다이렉트 등 6개 손보사와 제휴했다.
포털 네이버 카카오의 보험시장진출은 과거 손해보험·생명보험협회가 온라인 보험비교사이트 ‘보험다모아’를 포털에 연계하려다 네이버에서 보험상품의 클릭당 비용으로 7000원을 요구하자 거절한 사태에서 알수있듯이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포스트 마이데이터,금융혁신의 시대에 불을 지필까?
문제는 네이버가 이런 금융정보에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인공지능 등 최첨단 IT기술과 쇼핑정보,부동산 및 결제정보 등을 결합할 경우 기존 시중은행과 비교할수 없는 유저인터페이스와 편의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컨설팅펌 및 투자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궁극적으로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도 은행권 공동결제시스템을 제공토록 하는 등 사실상 연말부터 오픈뱅킹을 전면 시행키로 한 점이다.
전문가그룹은 결국 입출금 이체는 물론 향후 대출 적금 등 기존 은행권 금융서비스 대부분이 하나씩 마이데이터사업에 접목되면서 기존 은행업의 핵심 수익모델인 연간 40조원을 벌어주는 예대마진 이자수익 분야를 서서히 뒤흔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한다.
이를테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이 은행업계를 먹여 살리는 상황에서 기존 대출의 10분의 1수준으로 대출이자가 파격적으로 낮춰질 경우 기존 은행권 대출시장은 급속도로 새로운 핀테크 및 마이데이터기반 금융서비스, 인터넷은행 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금융혁신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금융위 기재부 등 금융당국이 데이버3법 통과후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재편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볼 때 마이데이터사업자가 등장하더라도 향후 2,3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데이터경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향후 금산분리법 포함해 은행법 개정 가능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데이터3법시행을 통한 금융혁신은 이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럽은 이미 GDPR과 PSD2 등의 시행에 들어갔으며, 국내의 경우 ‘마이데이터’법은 오히려 뒤늦은 셈이다. EU는 2018년 5월부터 GDPR시행에 들어갔으며, EU의 개인정보보호 법령으로 위반 시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부과된다. EU 국가 내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등을 통해 해외에서 EU 주민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기업에도 적용된다.
이미 세계적으로는 금융SW회사 인튜잇에 인수된 재무관리서비스 플랫폼 민트를 비롯해 데이터분석기반 금융서비스 회사 중국 핑안보험그룹, 정보보호기반 개인데이터공유 플랫폼 디지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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