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광컬럼]루이싱 커피 몰락의 회고,데이터사이언스의 중요성을 일깨운 순간 [김호광컬럼]루이싱 커피 몰락의 회고,데이터사이언스의 중요성을 일깨운 순간
분식회계로 무너진 중국 자존심 루이싱커피의 몰락은 나스닥은 물론 글로벌 투자업계에 커다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데이터사이언스가 왜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준 사건이다. 플레이코인 김호광 대표가... [김호광컬럼]루이싱 커피 몰락의 회고,데이터사이언스의 중요성을 일깨운 순간
분식회계로 무너진 중국 자존심 루이싱커피의 몰락은 나스닥은 물론 글로벌 투자업계에 커다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데이터사이언스가 왜 중요한지 다시금 일깨워준 사건이다. 플레이코인 김호광 대표가 분석한 루이싱커피 몰락의 회고 컬럼을 게재한다.

루이싱 커피몰락의 회고,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사이언스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되는 순간

2018년 하반기부터 중국의 대도시에서 기묘한 커피숍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루이싱 커피’

나는 루이싱 커피에 처음 갔을 때 커피를 사 마실 수 없었다. 알리페이, 위챗 페이만 받아서 종이 지폐, 크레디트 카드를 받지 않는 것과 달리 앱으로만 주문이 가능했다. 알리페이, 위챗 페이가 제대로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나는, 커피 한잔도 맛볼 수 없던 것이다.

2018년 어느 뜨거운 상하이의 여름, 밋업에서 스타벅스 차이나 쪽 사람들을 만나고 루이싱이 어떤 특징이 있는 회사인지 좀 더 알게 되었다. 루이싱은 그로스 해킹 기반의 스타트업처럼 스케일업에 목숨을 거는 회사였다. 쿠팡처럼 돈을 다 태워서라도 매장을 늘리고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었던 것이다.

2019년 2월 나는 루이싱의 부회장과 여러 임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사업을 제안했다. 루이싱은 베이징에 있었고 UCAR라는 공유차 회사(feat with 디디, 우버) 출신들이 겸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같은 사무실을 사용했다!

4 [ UCAR 본사. 루이싱 커피 본사 ]

이들은 루이싱 커피를 스타벅스와 경쟁하면서 테크를 중심으로 잡고 있었다. 나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 만찬까지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여러 데이터를 듣고 루이싱을 좀 더 볼 수 있었다.

한국인은 1년간 550잔의 커피를 마신다.

내가 처음 중국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2000년대 초였다. 커피의 불모지였고 그 귀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호텔 라운지를 기웃거려야 했다. 최근 상하이나 베이징의 핫플레이스에서는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가 제법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나는 루이싱 임원들과 PM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루 엄청난 커피 판매량에 놀랐다. 2014년경 카페베네가 여름에 80만 잔을 하루에 팔았던 것에 비교했을 때 루이싱은 대륙의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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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차 브랜드를 구매하여 만든 UCar 전기차에 전시된 본사 ]

루이싱, UCar가 전시하는 본사 건물에는 독일차 브랜드를 사서 만든 전기차가 전시되어 있었다. 차를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SUV가 있었고 몰락한 독일차 브랜드를 붙인 이유가 정서적으로 와 닫지 않았다.

그 지점이 바로 나는 루이싱의 특이점을 보았던 첫 번째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럼 중국인들은 1년에 커피를 몇 잔 마실까?

0.5잔

최근 루이싱이 할인 쿠폰과 1+1을 하도 뿌려서 1년에 3잔이라고 하지만 0.5잔이 2019년 중국의 1년 커피 소비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은 아직 차(tea)의 나라이다.

커피 시장이 12조 원이 되었지만 아직 네슬레 믹스 커피가 대세인 시장이다. 중국에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3,4선 도시에서 매일 즐기기 부담스러운 가격이고, 문화적으로 아직 커피보다 ‘차 문화’이다. 2019년 2월 당시 루이싱에서 나에게 밝힌 하루 데이터는 다음과 같았다.

2020년 5월이면 매장 2천 개 예정

하루 4개의 매장 오픈

2019년 1월 하루 30만 잔의 커피 판매

앱 설치: 400만

DAU: 100만 명

루이싱 커피는 나스탁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모아 매장을 늘리고 유저들을 확보하는 린 스타트업, 그로스 해킹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 했다. 이 전략은 쿠팡이 늘 이야기하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통해 스타벅스를 중국에서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고객에게 거의 공짜 커피를 쥐어 주고 투자금을 불태우면서 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정말 모 아니면 도. 무서운 전략이었지만, 그들이 말하는 데이터는 아무리 술자리라도 정합성이 없었다.

커피 업계를 알고 데이터를 안다면 루이싱이 말하는 유저 데이터가 얼마나 큰 데이터이고 맞지 않는 데이터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커피 업계에서 DAU, 1일 활성 사용자가 앱을 컸다는 것은 주문을 했다는 의미로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 한국에서 바퀴벌레보다 많이 깔렸다는 커피 프랜차이즈의 커피 멤버십 데이터를 만져본 나로서는 납득되지 않았다.

당시 루이싱이 30만 잔 이상의 커피를 판매한다는 것은 1달 900만 잔의 커피를 판매하고 1년에 1억 잔 이상 판매한다는 말과 같았다. 중국 전체 커피 시장의 크기에 비했을 때 루이싱의 커피 판매량은 최소 40~50% 이상 맞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커피는 자동화된 커피 머신이 있지만 숙달된 훈련이 필요하다. 카페베네가 멸망하기 몇 년 동안은 전 세계 2개밖에 없는 최고의 로스팅 기계를 운영했다. 하나는 네슬레에 있었고 하나는 카페베네 원두 공장에 있었다.

카페베네 본사의 아메리카노는 지금도 감탄할만한 맛이었다. 단지, 프랜차이즈 매장의 관리, 운영, 교육으로 인해 커피가 그저 그런 맛이었던 것이다.

캔커피 공장이 아니고서야 스케일을 키우면 키울수록 맛있는 커피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바로 커피 프랜차이즈의 운명이다. 하이엔드 장인 손맛을 추구하는 블루보틀이 그렇게 매장을 늘리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한국인들은 1년에 300잔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카페베네는 하루 최대 50~80만 잔의 커피를 팔았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데이터를 열어보지 않더라도 1년에 0.5잔 커피를 마시는 중국인들이 하루 커피를 소비하는 수량이 한국의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의문은 올초에 풀렸다. 커피 원두를 수입하는 수입상, 통계를 우연히 본 순간 루이싱이 분식했다는 것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1kg 업소용 원두는 100~120잔의 아메리카노가 나온다. 그래서 루이싱이 1년 동안 몇 잔 팔았는지 커피 프랜차이즈, 원두 유통의 제왕 네슬레, 중국 국가 통계국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루이싱 커피는 횡령은 공매도 세력에 의해 걸렸고 주가는 80% 이상 폭락하며 이제 나스탁 상폐와 투자자 소송이라는 폭풍을 기다리고 있다.

루이싱 커피는 그 횡령한 돈을 어디다 썼을까? 아마도 모체인 UCar의 손실을 메웠을 가능성이 높다. 21세기이지만, 슬프게도 이제 중국의 모든 데이터는 의심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풀레이코인 김호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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