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갑질 사태로 불매운동 대표기업 낙인이 찍히며 사업부진에 허덕이는 남양유업이 ‘남양’브랜드 지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남양이 교묘하게 브랜드와 회사명을 바꾼다”며 바뀐 회사명과 숨겨진 브랜드를 찾아내 공유하며 소비자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나섰다.
남양유업은 56년간 이어온 유가공제품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2018년이후 OEM생산 전문업체인 계열사 남양F&B를 통한 매출확대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 커뮤니티의 경우 남양유업에서 생산하는 유제품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소비자불매운동이 여전한 반면, 남양F&B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OEM(주문자 상품 부착 생산) 위탁으로 ‘남양’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남양F&B를 건강한사람들㈜로 사명을 변명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는 등 ‘탈 남양’브랜드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 7년째 불매운동,매출감소에 허덕이는 남양유업, ‘남양’브랜드 지우기
남양유업은 대리점갑질 사태 이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기존 ‘남양’브랜드 숨기기에서 최근들어 ‘남양’브랜드 지우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19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대표 우유류 제품인 맛있는우유GT, 아인슈타인GT를 비롯해 분유, 발효유, 치즈 등 유가공제품 및 카페믹스, 음료제품 등을 생산 및 판매해온 전문 유제품회사.
하지만 2013년 대리점 갑질사태로 소비자불매운동 대표기업으로 떠오르며 매출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다.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2014년 매일유업에 1위자리를 넘겨준 데 이어 매년 엄청난 매출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3년 갑질사태 직전인 2012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637억원이었지만, 사태가 터진 2013년에는 174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2014년에는 적자폭이 커지면서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2년후인 2015년에 2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 갑질파동이후 소비자 불매운동을 극복하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이어 2016년에는 418억원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갑질사태이전 실적을 회복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2017년과 2018년에 영업이익이 각각 50억원, 85억원규모로 줄어들었다. 남양유업 공시자료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408억원, 영업이익 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47.8% 줄어든 수치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4월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회장의 외손녀인 황하나씨가 가수겸 탤런트 박유천씨와 연인관계로 3차례 필로폰을 매수,투약한 혐의까지 경찰에 구속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또다시 거센 소비자 불매운동에 휩싸인 바 있다.
남양유업은 좀처럼 불매운동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자 100%지분을 갖고있는 OEM계열사 남양F&B를 통한 매출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 측은 97년 IMF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을 만큼 탄탄했던 남양유업의 수익구조가 대리점 갑질사태 이후 7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소비자 불매운동이 사그라들지 않는다고 보고 ‘남양’브랜드 지우기를 통한 ‘탈 남양브랜드’전략과 함께 B2B사업쪽으로 사업무게중심을 옮긴다는 계획이다.
■ 건강한사람들㈜로 사명변경한 남양F&B,소비자 ‘눈가리고 아웅’눈총
실제 남양유업은 유제품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2018년부터 100% 자회사인 비알코올 음료 제조업체인 남양F&B에 대한 매출확대 및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명을 지난해초 건강한사람들㈜로 변경, ‘남양’ 브랜드를 삭제했다.
남양유업은 2018년 270억원, 지난해 상반기 450억원규모의 자금을 유상증자 등을 통해 건강한사람들에 집중 투자했다. 남양은 최근 2년간 남양F&B에 총 700억원규모의 자금을 투입,충남 홍성군 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설비확충에 나섰다.
건강한사람들 생산공장은 강원도 홍천, 충남 홍성군에 있으며,기존 홍천공장의 경우 4만평가까운 부지에 400억원대를 투입, OEM 신규 생산라인 공장을 건설 중이다. OEM위탁생산으로 ‘남양’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남양F&B를 아예 사명조차 ‘남양’을 떼내는 등 남양브랜드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2011년 5월 설립된 건강한사람들㈜은 다류, 탄산 음료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대표적으로 코카콜라의 환타, 웅진 빅토리아 탄산수, 동아오츠카 나랑드 사이다 등을 OEM생산,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사람들 매출규모는 지난해 190억원대 수준이어서 여전히 남양유업 유제품사업 실적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우유,분유 등 주력사업 경영실적이 악화일로인 데다, 추락한 브랜드이미지를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B2B사업이 주력인 건강한사람들에도 비중을 준다는 전략이다. 남양유업의 브랜드 숨기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건강한사람들 사명변경을 통해 OEM출시하는 브랜드를 찾아내 추가 불매운동을 유도하는 등 반발하고 나서 매출감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소비자들은 남양 OEM브랜드는 물론 농협 ‘진심안심우유’, GS리테일 ‘스누피우유’, 이마트 ‘밀크1A등급우유’ 등 PB제품을 통해 남양유업이 회사명을 숨기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조사해 정보를 공유하는 등 여전히 불매운동이 식지않는 분위기다.
실제 남양유업은 TV광고 등에 우유 브랜드만 노출시키거나 편의점에 출하하는 우유제품 역시 남양유업 회사명이 잘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하는 등 철저히 ‘남양’브랜드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2013년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파문은 4년여의 걸쳐 전국 1800여개 대리점에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을 강제로 떠넘겨 대리점주들이 폐기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준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본사 직원이 욕설과 협박을 일삼은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소비자 불매운동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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