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은 규제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관치행정’을 고집하고, 정치권은 정책을 정치적 계산법만으로 풀려는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타다’라는 걸출한 승차공유서비스는 국내에선 싹조차 틔우지 못한채 사그라들 처참한 상황에 처했다.
국토교통부는 타다 같은 승차공유서비스의 경우 현재처럼 타다 1000대를 운영하려면 매달 4억원씩 연간 50억원의 택시면허 임차료(대여료)를 내거나, 면허를 매입해 운영하려면 700억원(택시면허 1건 시세 7000만원기준)을 부담해야만 하는 것을 주 내용로 하는 ‘택시-플랫폼상생 종합방안’을 11일 오전 공식 발표할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9일 “현재 국토부 장관이 직접 최종안을 국회에서 당과 협의중이며 현재도 협의내용이 많아 최종 발표안은 10일 밤늦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현재 이런 내용을 금주부터 여당과 협의에 들어갔으며 타다가 격렬히 반대하는 점을 감안해 면허시세 대여료를 좀더 낮추는 방안을 당정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부처 국토부가 차량공유 플랫폼을 규제산업인 택시영역으로 편입시켜 기존 택시면허를 매입하거나 임차하지 않으면 영업할 수 없도록 현행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참사에 가까운 정책을 확정하자 국내외 투자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세계적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자가용을 이용한 승차공유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갈라파고스의 섬’같은 고립된 정책을 확정한 것에 대해 글로벌 투자업계 및 스타트업계는 놀라움과 함께 한국의 관치행정이 새로운 혁신서비스 도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타다서비스 대주주인 쏘카 이재웅대표가 최근 주요 부처 장관 및 경제부총리를 맹비판하며 각을 세운 것과 관련해 당은 물론 기재부 및 국토부 내부에 타다와 이재웅대표를 비판하는 격앙된 분위기 형성되는 등 이른바 ‘괘씸죄’가 적용돼 타가가 결국 불법으로 결론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재웅 대표에 대해 “이기적이고 무례하다”고 비판하자 이 대표가 즉각 “갑자기 왜 이러시나,출마하시려나”라며 받아쳐 정부와 각을 세운바 있고 이 대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재부장관에 대해서도 ‘혁신성장의 의지가 부족하다”며 비난한바 있다.
결국 수백만명에 이르는 택시산업계 종사자 및 관계자의 표심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정치권의 요구와 함께 새로운 승차공유서비스 역시 규제의 틀안에 넣으려는 국토부의 속셈이 맞아 떨어지면서 전세계 스타트업이 비웃을만한 신 쇄국정책을 펴는 최악의 정책이 마련된 셈이다.
■ 신 쇄국정책,갈라파고스 같은 정책이 등장하는 2019 대한민국의 처참한 행정
현행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 기존 택시면허라이선스를 매입하거나 대여하지 않으면 불법으로 규정, 영업정지를 내리겠다는 국토부의 11일 ‘택시-플랫폼상생방안’ 은 그야말로 시대역행적 최악의 행정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택시산업 특성상 기존 면허취득 고령 종사자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건 이해가지만 그건 보편적 행정정책으로 풀어야지 새로운 혁신서비스를 규제해 기존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정책은 믿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VC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벗어난 고립된 정책을 반복할 경우 글로벌 자본과 서비스가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어느 시점에 글로벌 승차공유서비스 업체가 한국에 진출, 시장을 주도해나가는 것은 결국 시간의 문제일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국토부 상생방안의 가장 큰 문제는 ‘반시장적 정책’이라는 점에서 향후 엄청난 논란과 함께 심각한 기회비용 낭비를 초래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정치권, 특히 총선을 의식한 여당의 정치적 셈법을 너무 많이 수용한 나머지 기존 택시산업계 종사자 입김을 반복해 키운데다, 이젠 대놓고 승차공유업계에 택시면허를 매입하거나 대여하라는 식의 ‘반 시장적 정책’을 확정함에 따라 향후 법적 논란과 함께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택시면허 라이선스를 매입해 승차공유를 하라는 정책기조는 이미 글로벌 조롱거리로 떠오를 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4일 국토부 담당 국장이 이재웅 쏘카대표와 박재욱 VCNC대표를 만나 상생방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재웅 대표가 상생방안을 받아아들일 수 없다며 “타다는 진입비용을 낼수 없고,이는 역차별”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도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이미 타다에는 글로벌 투자업계가 투자를 한 상태다.
반시장적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비자다. 이미 타다를 통해 기존 택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함과 쾌적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향후 불법으로 규정된 타다 서비스의 활성화 및 존폐여부에 따라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업계는 시장논리상 국토부가 이번 상생방안을 내놓더라도 새로운 규제의 틀을 벗어난 승차공유서비스는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글로벌 트렌드가 계속 변화하는 상황에 한국시장만 언제까지 기존 택시종사자 택시면허권을 보호하는 방안만 고집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기재부내 실국장급 관료들이 이재웅 대표의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폄하하는 발언과 관련해 국토부에 타다와 기존 택시산업계간 규제에 대해 광범위한 정책질의를 해온 대목 역시 이번에 국토부가 타다를 사실상 불법으로 규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 관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실제 기재부 내부는 타다와 이재웅 대표에 대해 매우 격앙된 분위기이며 국토부 역시 ‘타다 경영진’의 반발에 매우 강경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재웅 쏘카대표의 연이은 장관 및 경제부총리를 폄하는 비난발언이 주요 언론에 반복해 보도된 것과 관련해 ‘괘씸죄’가 적용된 게 이번 국토부 상생방안이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토록 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 결사반대인 타다의 이재웅 대표, 과연 타다 서비스를 중단할 것인가?
쏘카 이재웅 대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국토부가 입법예고를 통해 법제화에 나설 경우 VCNC는 여론전과 함께 행정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매년 300억원대가 넘는 적자를 보고 있는 타다 입장에서 매년 50억원을 부담하는 택시면허 대여나, 700억원대를 부담하고 택시면허 라이선스를 매입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행정소송에 이어 택시면허 시세를 현행 7000만원에서 절반이하로 낮추거나 기존 택시운송관련 법을 피하는 또다른 타다 운영방식을 제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제는 이미 정부와 정치권이 비호하며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는 상황을 경험한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택시면허권 시세를 7000만원이하로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뿐아니라 타다에 대해서도 면허권 자체를 대여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에서 향후 타다와 택시업계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타다는 진입비용을 내기는커녕 역차별이라는 입장이고 택시업계 역시 이참에 타다를 완전히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는 강경한 분위기다.
무분별하게 택시면허를 발급, 택시정책에 실패했지만 여전히 규제의 칼날을 포기하기 싫은 정부, 200만명이 넘는 택시업계 종사자와 관계자의 표심을 앞세운 택시업계 단체의 집단행동에 굴복한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택시업계와 승차공유업계간 갈등은 ‘상생방안’이라는 명분아래 또 다른 전봇대 규제만 양산한 형국이다.
승차공유서비스는 사실상 꽃도 피우기전에 사그라들게 됐다. 승차공유 모빌리티 산업계엔 최악의 상황이며 싹도 제대로 틔우기 전에 제도권 규제산업이 된 꼴이다. 국토교통부는 초고령 개인택시를 감차해 생긴 면허를 모빌리티 기업에게 제공하고 최소 월 40만원 이상 기여비용을 받거나 건당 7000만원상당의 택시면허를 매입토록 하는 방안을 담은 ‘택시-플랫폼 상생 종합방안’을 11일 발표한다.
국토부가 11일 발표할 상생방안은 크게 3가지. ▶모빌리티 기업에게 한국판 운송네트워크사업자(TNC)와 같이 법적인 ‘플랫폼운송사업자’지위부여 ▶플랫폼사업자가 출시하는 이동 서비스는 ‘여객운송사업 면허 총량제’ 안에서 규제 ▶이동 서비스는 외관, 차종 등 택시에 적용되는 규제를 풀어주되, 오직 ‘택시’만 활용하도록 제한하는 게 주내용이다.
국토부는 현 전국 택시 면허 약 25만대중 모빌리티 기업이 초고령 개인택시를 감차한 수만큼의 면허를 가져가면 면허 총량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쏘카 자회사 VCNC가 타다를 현재 규모인 1000대 이상으로 운영하려면 개인택시 1000대를 감차하고, 플랫폼운송사업자로 1000대 면허를 확보하고 기여비용을 매달이나 일시에 내면 된다는게 이번 상생안의 핵심골자다. 연간 50억원의 대여료를 내던가 700억원을 내고 1000대 택시면허를 취득하라는 취지다.
졸속행정으로 향후 택시업계와 승차공유업계간 갈등은 더욱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그룹은 고령택시 등 택시면허는 정부예산으로 소멸시키고 택시종사자에 대한 일자리 등 향후 감소하는 소득에 대해서도 사회복지차원에서 지원해야할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승차공유서비스를 전면 허용,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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