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송과 새로운 차량 및 승차공유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정책리더십이 실종되면서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은 혁신 대신 퇴보를, 택시 이용자 편의는 점점 뒷걸음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택시 이용자들은 가격경쟁을 통한 요금인하와 다양한 혁신적 교통수단을 선택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택시요금만 반복해 인상되는 정책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택시기사들의 연이은 집회와 분신자살 건이 터지자 택시업계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임시방편의 대타협기구를 발족시킨 후 카풀업계 양보만을 유도하고 나서 정부 스스로 혁신의 기회를 걷어차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국회가 마련한 대타협 기구는 정작 이용자는 쏙뺀 채 택시업계에 끌려다니며 사실상 택시업계 대변인 창구역할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정부와 서울시는 이용자 선택권은 무시한 채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의식, 택시요금 인상을 통해 택시업계 불만 잠재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거센 반대를 무릅쓴 혁신보다는 중재와 타협안으로 택시업계 불만을 해소해주는 쪽으로 정책이 변질되면서,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은 또다시 혁신 타이밍을 놓친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용자들은 차량공유서비스 이용권리를 빼앗긴 채 택시요금인상으로 교통비 부담까지 떠안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 정책이 국민보다는 택시산업계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16일 새벽부터 택시요금을 인상했다. 3000원이던 기본료는 3800원으로, 심야 기본료는 4600원으로 무려 28%나 기습인상했다. 경기도 역시 이르면 3월 서울시에 준하는 수준으로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요금인상으로 승차거부 등 폐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시민은 그저 택시요금만 껑충 인상됐을 뿐, 서비스 개선은 말뿐이라는 반응이다.
■ 택시업계 드잡이 격렬저항 통하자 , 이번엔 ‘타다’정조준,초미관심사 부상
택시업계의 으름장놓기와 시위, 분신자살 소동으로 정부 정책이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택시업계는 표심을 앞세워 정치권과 정권을 압박하고 있다. 결국 국회 중심으로 구성된 대타협기구는 택시업계에 끌려다니며 카카오택시와 카풀업계의 양보만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사태로까지 변질됐다.
차량공유업체 쏘카 이재웅 대표는 지난 1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유경제나 원격진료가 활성화하려면 현실적으로 기존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담은 대타협이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발언하자 “국민의 편익보다는 공무원들의 편익만을 생각한 무책임한 정책 추진방식”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웅 대표는 이어 택시업계와 차량공유업체 간 갈등과 관련해 홍 장관이 발언한 대타협기구 발언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모빌리티의 이용자가 빠지고 카카오와 택시4단체와 국회의원들이 모인 기구를 사회적 대타협기구라고 명명한 것부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재웅 대표는 홍남기 기재부 장관이 택시업계와 카카오택시,카풀 등 차량공유업체와 갈등과 관련해 이해관계자 간 대타협을 강조하자 페북에 글을 올려 부총리 발언이 이해가 되지 않고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문제는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이 지난 12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카풀 반대 시위에서 “어렵게 마련된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성공적 논의를 위해 타다·풀러스 등 불법 유사 택시영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 또다시 ‘타다’를 정조준했다는 사실이다. 합법인 승합차(11인 이상) 유상운송까지 중단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최근 서울개인택시조합 전∙현직 임원 9명이 이재웅 쏘카대표와 타다운영사 VCNC박재욱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타다’가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대여 자동차(렌터카)로 불법 여객운송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속내는 타다가 최근 돌풍을 일으키며 이용고객이 급증하자 택시고객을 빼앗길 것을 우려, 또다시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택시조합을 중심으로 택시 기사들에게 손님인 척 가장해 ‘타다’차량을 부른 뒤 기사들이 ‘타파라치(타다 파파라치)’로 나서 불법 영업이나 불법행위를 영상으로 촬영, 폭로하라는 내용의 글들이 택시기사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차고지 없이 도로 등에서 정차 후 고객을 기다리거나 호객행위를 하는 경우를 적발하는 타파라치를 통해 타다의 불법성을 적극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혁신적 모빌리티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리더십이 실종되면서 이제 우버,플러스,카카오카풀 등이 차례로 서비스중단사태를 맞고 있으며 앞으로 ‘타다’서비스 역시 심각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웅 대표는 18일 자신과 회사를 고발한 택시조합 9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해 업무방해와 무고로 고발하는 한편 타파라치(타다 파파라치)행위를 하는 택시기사에 대해서도 업무방해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11인승 승합차로 운영되는 ‘타다’는 국토부의 합법이라는 유권해석에 의해 서비스 중이다.
현재 대타협 기구는 3차 회의 이후 논의가 중단됐으며 카카오그룹은 여론과 정치권의 강한 반감을 의식, 카풀사업의 지속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부정적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규제와 분신자살 등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잠재울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택시나 카풀서비스 자체가 새로운 수요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보다 기존 택시 시장을 빼앗는 구조인 점이 가장 큰 약점이라는 분석이다.
택시기사의 경우 카풀과 타다 등 차량 및 승차공유서비스 등장 이후 고객이 줄고 심지어 개인택시 권리금이 기존 7000만~1억원대에서 3000만원대 이하로 떨어지자 분신자살 소동을 빚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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