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디지털음원서비스 멜론을 매각했던 SK텔레콤이 6년만에 자체 음원서비스 플로(FLO)를 통해 다시 음원시장에 뛰어들면서 3개월무료에 이어 3월부터 50% 반값 할인에 나서 불공정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 등 기존 음원서비스 업계는 SK텔레콤이 멜론요금 할인제휴가 28일로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직접 음원서비스에 나선 것과 관련, 이통시장 점유율 44%에 이르는 과점사업자의 우월적지위를 이용한 결합판매(일명 끼워팔기)상품으로 명백한 불공정거래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 KT등 음원서비스업체들은 SK텔레콤이 자사 5만2000원 요금제 고객에 대해 매월 음원 300곡(월 3300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한달에 300곡이상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용자환경을 감안해볼 때 사실상 음원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즉 공짜 덤핑공세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의 T멤버십 가입자는 멜론의 스트리밍 요금제를 30%, T플 가입자는 ‘MP3 다운로드+무제한 듣기’ 요금제를 50% 각각 할인받을 수 있었지만 3월부턴 이런 요금 할인 제휴가 완전히 사라진다.
이로써 SK텔레콤과 멜론의 15년간 한집살이는 종료됐으며 멜론서비스를 통해 음원서비스를 이용해온 SK텔레콤 2100만여명 가입자 역시 멜론 가격인상으로 인한 음원서비스 교체 등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6년전 매각했던 음원서비스 멜론 대신 자체 음원서비스를 반값으로 기존 경쟁업체대비 무려 50%할인키로 하자 카카오 KT등 기존 업체들은 공정거래법상 명백한 불법인 결합판매행위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이 6년만에 또다시 음원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한때 50%를 넘던 이통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41%대까지 추락하는 등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 SK텔레콤 플로 50%할인, 끼워팔기 불공정행위 논란
카카오, KT는 이통시장 점유율 44%대인 이통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이용, 중속된 콘텐츠시장까지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명백한 끼워팔기라는 입장이다. 음원업계는 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OS시장의 절대적 지배력을 이용, 메신저를 결합판매한 행위처럼 이번 SK텔레콤의 플로서비스 덤핑행위는 우월적 시장지배력을 악용한 끼워팔기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스마트폰 가입고객이 사용하는 이통서비스와 음원서비스는 명백히 별개 상품인 데다, 사실상 3개월 무료와 3월부터 50%할인하는 덤핑수준의 가격할인은 사실상 SK텔레콤 가입고객에게 플로의 구입을 강제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이 때문에 이번 플로 반값제공은 이통시장에서의 절대적 과점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시장점유율 1위의 우월적 지위와 자사 2100만여명의 가입고객을 앞세워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및 법조계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이고 별개상품성은 맞지만, SK텔레콤이 플로서비스를 통해 고객에 구입을 강제하거나, 경쟁을 제한하는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텔레콤 측은 “멜론은 SK텔레콤이 15년전부터 제공해온 콘텐츠”라며 “자체 제공할때는 공정거래법상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매각후 신규로 제공한다고 이를 끼워팔기라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고 일축했다.
실제 IP업계는 당장 위법성 여부를 가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반응이다. 반면 SK텔레콤이 멜론 매각후 6년간 할인제휴를 지속해오다 계약기간 종료를 빌미로 자체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결국 이통시장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이용, 수익사업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내재화하겠다는 ‘가두리’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텔레콤은 2013년 멜론을 홍콩 사모펀드에 매각한 바있으며 이후 카카오는 2016년 1월 멜론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한바 있다.
■ SK텔레콤 플로 한달만에 15%점유,음원시장은 초비상
실제 SK텔레콤이 플로를 앞세워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에 대지진을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년여의 준비를 거쳐 지난해 12월 음원 서비스 ‘플로’를 출시, 3개월 무료 제공에 나선바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플로는 출시 한달만인 지난해 12월말 월 사용자 수(MAU) 기준 국내 음원 시장 15%를 점유하는 등 거센 초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플로는 12월기준 월간사용자가 138만명으로, 점유율 45%인 멜론(420만명), 23%인 지니뮤직(212만명)에 이어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벅스, 네이버뮤직 등 점유율이 한 자릿수인 기존 사업자를 시장진입 한달만에 모두 제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어 3월부터 플로의 스트리밍, 다운로드, 정액 상품의 경우 SK텔레콤 가입자를 대상으로 50% 할인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플로 시장점유율이 상반기내 30%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음원서비스 업계는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플로는 그야말로 연간 1조원에 이르는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에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가장 큰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은 카카오 멜론. SK텔레콤과 할인 제휴가 끝나는 멜론은 SK텔레콤이 이미 1월부터 전국 대리점을 통해 자사 이통가입자들 대상으로 멜론대신 플로가입 유치에 나서면서 가입가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입자 기반이 허약한 인터넷 업체 역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음원 중개업계는 올해 초 음원사용료 징수 규정이 변경돼 기존 60%이던 창작자 몫이 65%로 늘어난 대목도 큰 부담이다. 비용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 SK텔레콤이 반값할인에 나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질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독주체제였던 카카오 멜론은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서비스, 고음질 음원, 음악 관련 콘텐츠 강화 등 플로 시장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는 유튜브의 강세에 이어 플로의 등장으로 멜론, 지니, 벅스, 네이버, 엠넷 등 국내 주요 음원 서비스들이 AI 큐레이션, 개인화추천 서비스 등 앞다퉈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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