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들이 최근 잇따라 전기차용 배터리를 수십조원대 규모로 대량 매입하면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빅3 배터리업체 배터리 수주잔액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최고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다.
상용화 기술이 개발된 지 10년째인 전기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인 규모의 경제에 접어들면서 전기차 배터리셀을 입도선매식으로 대량 매입하는 선구매 추세는 내년에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수주잔액은 공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공급하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 나 홀로 호황 LG화학,배터리수주 잔액 70조원 돌파,20% 증설,즐거운 비명
LG화학은 상반기 배터리 수주잔액이 60조원이라고 공식 발표한 데이어, 최근 추가 계약이 늘면서 수주잔액이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 10월말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말 전기차배터리 수주잔고(수주잔액)가 60조원 이상이라고 밝혔는데 이후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 수주가 진행됐고, 기존 수주 고객이 증량을 요청하고 있어서 규모가 상당 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공식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이어 “생산능력은 당초 2020년 90GWh로 예상했지만, 현재 수주물량이 늘면서 생산능력 역시 10~20% 증대될 것”이라고 공개했다. 앞서 LG화학은 6월말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 6월 기준 자동차 배터리 수주잔액이 60조원을 돌파, 생산 능력을 2020년 기존 목표인 70GWh에서 90GWh 이상으로 높였다고 공개한 데 이어 또다시 생산능력을 20% 증대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사상 최대 수주실적에 분기마다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LG화학은 배터리 수주잔액이 늘어나면서 올해 매출규모가 애초 목표치인 26조9000원대를 8%가량 넘어선 28조원대에 이른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LG화학은 이에 앞서 올해 중반기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수산화 리튬을 대량 확보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LG화학은 지난 8월 중국 쟝시깐펑리튬과 총 4만8000톤의 수산화 리튬 공급 계약을 맺은바 있다. LG화학은 이에 앞서 지난 6월 캐나다 네마스카리튬과 3만5000톤의 수산화 리튬 공급 계약을 맺은바 있어, 이번 추가 계약으로 수산화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수산화 리튬 4만8000톤은 고성능 전기차(1회 충전으로 320km이상 주행) 100만대에 들어갈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물량. 수산화 리튬은 배터리 용량을 높이는 니켈과의 합성이 쉬워 전기차 배터리 성능 개선과 원가 절감을 위해 니켈 함량을 늘리고, 값비싼 코발트 함량은 줄이는 추세와 맞물려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핵심 소재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자동차배터리 수주잔액이 90GW를 넘어서면서 15조원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대량구매 물량이 폭주하면서 올해 매출액 53조원대를 낙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2020년 완공목표로 총 1조1400억원을 투자,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문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에 이어 미국공장을 설립, 북미지역 전기자동차업체에 집중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미국 내 주문량 추이를 감안해 향후 미국 공장에 최대 5조6000억원 규모를 추가 투자,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삼성SDI 역시 BMW,폭스바겐, 클라이슬러 및 중국 전기차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물량을 내년부터 대대적으로 늘린다는 전략이다.
■ 글로벌 자동차업계,경쟁적으로 배터리셀 구매계약, 70조원 입도선매식 계약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는 2030년까지 25조원(200억유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을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다임러사는 배터리 공급업체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내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중국에서 일부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모기업 다임러가 2030년까지 소요될 배터리셀에 대한 대규모 주문계약을 마무리한 것은 향후 전기자동차 생산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내부 계획에 따른 것이다.
다임러는 배터리 장기 구매계획과 함께 자체 개발도 더욱 확대해 코발트 등 고가의 원재료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다임러는 현재 망간, 코발트 비중을 최대 5%까지 낮추거나 아예 코발트가 필요 없는 배터리도 연구 중이라고 공개했다.
실제 다임러 측은 내년 출시 예정인 메르세데스-벤츠 EQ 전기차의 경우 니켈 60%, 망간 20%, 코발트 20%로 구성된 배터리 셀을 채택 예정이다. 다임러는 실제 벤츠 자동차 부문의 경우 2022 년까지 총 130 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량 역시 15~2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자동차판매업체인 1위업체 폭스바겐도 올 3월 총 54조원(480억달러)규모의 배터리 셀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폭스바겐 역시 국내 LG화학을 포함,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업체 3사 모두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또한 LG화학이 가장 많은 물량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업체에서도 일부 공급 예정이다. 이어 도요타 및 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상당수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셀 장기구매계획을 추진 중에 있어 내년에는 국내 배터리 3사 수주잔액이 10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 기술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순수전기차의 경우는 LG화학,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에는 SK이노베이션, 중국 판매 차량엔 중국 업체 제품을 적용 중이다. 폭스바겐 역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가 최근 수소차 부문에 총 8조원을 투자, 내년에 4000대를 판매하고 2030년에 50만대 생산규모를 갖춘다는 내용의 수소연료전지 공장증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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