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방치됐던 4살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국민적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 통학차량 공유서비스 ‘셔틀타요’ 운영사 에티켓(대표 손홍탁)이 20일부터 유치원생 탑승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셔틀타요 손홍탁(31) 대표는 20일 새벽 자신의 페북 글을 통해 “금일부터, 유치원생의 탑승이 필요한 유치원,학원, 체육시설과의 신규 계약을 중단하겠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유치원생을 탑승시키는 학원과의 계약관계를 정리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셔틀타요를 이용하는 학생 규모는 2만명이며 이 가운데 2000명 가량이 만 6세 이하의 어린이다. 셔틀타요는 이번 조치로 전체 이용 학생의 10%가 줄어드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앞으로 유치원생을 탑승시키는 서비스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셔틀타요의 경우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300대 가까운 셔틀버스를 통해 유치원생뿐만 아니라 초등생은 물론 중∙고교생까지 함께 태워 서비스를 하고있어 이번 조치로 셔틀버스와 학원계약해지가 전체 이용량의 40%까지 이를 것으로 추정돼 셔틀타요 입장에서는 심각한 매출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어린이집 통학 차량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 스타트업이 기업 매출과 고객감소를 무릅쓰고 6세미만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6세 이하 유치원생을 탑승시키지 않기로 전격 결정하자 스타업계는 물론 교육계 등 곳곳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매출과 수익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며 매출 40%가 떨어져나갈 손실을 감수하며 유치원생 탑승서비스를 전격 중단한 31세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의 결단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손 대표는 페북 글을 통해 “오늘 하루만 하더라도, 천명 이상의 아이들을 셔틀타요 차량에 태웠다”면서 “제가 이런 말을 해서 너무나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겠습니다. 안됩니다. 저도 더 이상 안 하겠습니다”라고 최근 발생한 동두천시 어린이집 4살 아이 사망사고와 관련해 서비스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손홍탁 대표는 이와 함께 만 6세 이하의 아이는 셔틀버스를 타고 유치원이나 학원가면 안 된다면서 부모들이 셔틀버스에 태우지 말고 직접 데려다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6세 이하의 아이는 셔틀버스를 태우지 못하도록 정부가 관련 법을 제정,시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대표는 “현재 법은 13세 이하 어린이들은 보조교사가 탑승하면 셔틀버스로 통학해도 되도록 돼 있다”라면서 “그런 조치가 안전하다는 판단의 근거라고 저도 생각했고, 보조교사를 태우지 않는 행태만 바꾸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한테 있어서는 엄청난 신념 같은 것이었고 그래서 공유경제 모델을 적용해서, 보조교사를 고용해도 비용이 많이 증가하지 않는 모델인, ‘셔틀타요’를 만들었다”면서 “물론 지금까지 셔틀타요는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고, 저도 보조교사만 탑승하면 사고는 나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지금까지의 통학 차량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사고는 모두 보조교사가 동승하지 않은 차량에서 일어난 사고였기 때문”이라며 이번 동두천 어린이집 사망사고로 그 신념이 깨졌다고 토로했다.
다음은 손홍탁 대표와의 일문일답
▶어린이집 통학 사망사고,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기존 어린이집 통학버스 사망사고는 대부분 보조교사가 없었을 때 발생한 거였다. 운전자는 차량운전만 신경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입된 게 보조교사다. 보조교사가 꼼꼼히 챙기면 크게 개선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합법적으로 보조교사를 고용해 탑승시켜야 하지만, 이를 지키는 학원이 10% 수준에 불과하다. 인건비 문제로 정상적으로 고용하고 탑승을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늘 사고위험이 있다.
셔틀타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서비스다. 차량을 공유해서 셔틀버스 운영비를 줄이고 보조교사인건비도 분담시키는 효과를 제공한다.
▶유치원생 통학서비스를 중단했다. 쉽지 않은 결정인데,이유는 무엇인가
보조교사가 탑승하면 99%는 개선되지만 1% 위험은 늘 남아있다는 걸 지난 2년간 서비스하면서 느꼈다. 어린아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늘 찜찜했다. 결국 이번에 사고가 난 걸 보고 더욱 완벽하게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어린이 안전측면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번 사고는 보조교사가 탑승했는데도 일어난 사망 사고다. 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도, 정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늘 찜찜했다.너무 어리다. 만 6세 이하 어린이는 아무리 안전한 차량에 교육받은 운전자, 보조교사가 함께 탑승해도 위험 변수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아무리 철저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법 바꿔야 한다. 만 6세 이상 만 13세 미만 어린이들만 보조교사 동승 시 통학차량이 운행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해결될 수 있다.
▶전체 2만명 학생 중 10% 수준인 2000여명이 유치원생인데, 매출감소는 불가피한 거 아닌가
학원들이 셔틀버스로 유치원생만 태우고 초등학생만 태우고 하는 게 아니라 고등학생까지도 같이 태워 운행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많은 학원에서 계약해지를 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40%까지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명 벤처캐피탈사로부터 상당 규모투자를 받았다,투자사와 협의를 거쳤는가?
아니다. 사고후 어제 바로 결정했다. 오늘부터 주주와 투자사에서 연락올텐데,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셔틀타요의 미션을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에게 면목 없고 죄송하다.
▶이번 동두천 사고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바뀔 정도인가?
그동안 셔틀타요가 사고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지난 2년 동안 유치원생을 셔틀버스에 탑승시켰다. 다시 한번 너무나도 죄송하다. 제 딸도 지난주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솔직히 아이를 셔틀버스에 못 태우겠다. 제 자식을 못 태우겠는데, 남의 집 아이들을 어떻게 태우겠는가?
손 대표는 힘주어 강조했다. “미취학 아동 학부모 여러분, 셔틀버스 태우지 마세요” 그리고 그는 “부처 관계자 여러분 법 바꿔 주세요”라고 외쳤다.
▶향후 계획은
두 가지를 약속하고자 한다. 만 7세 이상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 단 한 건의 사고도 없도록 하겠다. 이 건 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라이드’를 이용해 유치원,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사정인 학부모님들을 위해 승용차 단위의, 부모가 직접 태워주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품질과 안전성을 제공할 계획이다. 미국의 홉스킵드라이브(HopSkipDrive)와 유사한 서비스를 1년 안에 내놓을 생각이다.
셔틀타요는 주로 서울은 물론 수원, 용인, 송도,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어린이집 통학차량 쉐어링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주로 위례신도시, 하남신도시 등 젊은 신혼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신도시를 대상으로 300대 차량으로 2만여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셔틀타요’는 지난해 7월께 국내 벤처캐피탈인 옐로우독,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미국 콜라보레이티브 펀드로부터 수십억원대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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