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인터넷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사이트 폐쇄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청와대가 23일 ‘일베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는지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히자 주말 내내 보수진영 누리꾼들이 “표현의 자유를 막는 처사”라며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김형언 법무비서관이 청와대 페북 라이브방송에 출연,밝힌 내용은 폐쇄할 수준인지 살펴보겠다는 거지, 폐쇄하겠다는 거는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청와대가 일베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는 제하의 보도가 잇따르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청와대 발표처럼 일베사이트 게시물에 설령 불법적인 정보가 많이 방통심의위 심의에 걸릴 수준이라 하더라도 굳이 일베를 폐쇄할 필요 없다. 그리하면 또 제2 일베만 등장할 뿐이다.
무엇보다 이젠 대중의 의견과 여론은 댓글과 커뮤니티 글을 통해 제기되는 거고, 이건 어쩌면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더 존중받아야 할 부분일 수 있다. 굳이 표현의 자유까지 억누를 필요는 없다. 긁어 부스럼일 수 있다. 네이버 댓글 문제 역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인 거다.
이걸 인위적으로 거르고 차단하기 위해 어쩌고저쩌고 다 소용없고 맞지 않는 거다. 그냥 놔둬야 한다. 그게 표현의 자유인 거다. 게시판과 댓글 문화는 다양한 여론의 방증이다. 오히려 가짜뉴스를 만들고 이를 확대 재생산해 퍼트리는 세력이 더 문제인 거다.
어차피 이념 차이, 진영논리의 갈등과 첨예한 대립은 당장 어찌할 방도가 없으니 말이다. 일베든 진보 커뮤니티든 배설하고 비난하고 의견개진 마음대로 하도록 놔둬야 한다. 지금처럼 말이다. 그리고 관련 법 위반이나 명예훼손혐의 고발 등 갈등상황이 생기면 법대로 처리하고 처벌하면 된다.
미디어펜이란 보수매체에서 윤서인이란 웹툰 작가 역시 마음대로 표현하도록 하는 게 맞다. 어차피 이념적 대척점에 있는 이들이야 서로 비난하고 혐오스러운 의견을 쌍방간에 투척하고 쏟아낼 수밖에 없는 거니 말이다.
하지만 지난번 건처럼 성폭행범, 딸을 성폭행한 강간범을 집으로 초대하는 식의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는 웹툰 표현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 고소∙고발이 발생하면 그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거다. 어차피 이들의 배설과 습관성 비난과 혐오발언은 제어할 수도, 통제할수도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건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다. 서로 극혐의 표현과 비난 글은 24시간 풀가동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일베 사이트 폐쇄를 굳이 검토하고 실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런다고 해결될 게 아니다. 요즘 강남 강북 가릴 것 없이 카페나 커피숍에서 젊은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그것도 여대생들조차도 일베 얘기를 거리낌 없이 하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건 단순한 올도보이 문제가 아님을 우린 진작에 깨달았어야 했다. 우리 사회에 30대는 물론 20대에도 일베 마니아들이 많다는 사실 역시, 우리는 인정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렇듯 극도의 혐오와 반감을 드러내는 극한적 배설물 배출에 심취해있는 젊은 층이 많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사회 현상이다.
특히 음지에서 그저 음습한 구석방과 PC방 등에서 자행되는 얼굴 없는 이들의 공격성은 사회 전반의 건강성을 해치는 매우 위험스런 인자인 거다. 일베뿐이랴 여성 혐오, 남성 혐오 등 반사회적 정서를 드러내는 극단적 커뮤니티와 동조세력들 역시 만만찮다.
결국, 지도자와 사회적 운동, 오피니언리더급 등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서 화해와 배려, 그리고 격려, 또한 따뜻하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통합의 기운들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런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일자리와 경기회복, 그리고 전쟁발발 우려없는 평화의 기조를 차근차근 만들고, 양극화와 빈부격차를 해소하면서, 상대적 박탈감 등을 조금씩 덜 느끼게 하는 평등사회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권력은 대중에게 줘야 한다.
그것만이 이런 극단적 혐오와 극혐적 언어를 24시간 배출하는 격정의 얼굴 없는 ‘송곳’들을 서서히 잠재우고 설득해 양지로 나오게 하는 유일한 탈출구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 국론 분열과 이념적 갈등은 매우 위험한 수위를 넘은 지 오래고 그래서 좀 더 업그레이된 국가 기능과 성숙한 정치문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베와 또 다른 반대편에 있는 진영, 그리고 이런 치열한 댓글 전쟁에 청춘을 허비하는 20대, 30대를 이젠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 그들은 목숨 걸듯 치열하지만, 결국 10년 후쯤 그들 스스로 허무한 소모전이었음을 깨달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사회 전체로 봤을 때 젊은 층이 보이지 않게 사회에 대한 분노와 반감, 적대적 증오심을 키우는 것만큼 위험한 게 없는 거다. 이런 분노 게이지를 낮추고 사그라들게 하는 게 정치요 행정인 거다. 여의도 국회의원도 오늘 자신들이 뱉은 발언이 국민 분노 수치를 높이는 행위인지, 아님 더 짜증 나고 화나게 하는 건 아닌지 정말 생각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 역시 마찬가지다. 인기에만 영합하는지, 정말 이런 본질적 국민 갈등과 분노를 잠재우고 평화로운 소통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심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일베는 그런 거다. 단순한 게 아니다.
No comments so far.
Be first to leave comment be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