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K 교수는 몇 년 전부터 20억원대가 넘는 대형 국책연구과제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자신의 연구분야 특성상 방대한 데이터를 통한 분석 및 3차원 시뮬레이션 분석에 필요한 고성능 슈퍼컴퓨터(HPC)가 필요하지만, 이를 해결할 방도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치 뒷돈이라도 챙길 요량으로 HPC를 구매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제기에 그는 모든 걸 포기했다. 자존심에 상처입은 그는 이후 골치아픈 실험실 연구를 포기하고 편하게 강의만 하며 지낸다.
현 한국연구재단 조무제 이사장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시절,당시 조 총장은 UNIST에 슈퍼컴퓨터를 구축, 교수 및 각 연구실에서 활용토록 했다.
덕분에 UNIST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타임즈고등학교(THE)가 발표한 ‘2018THE 아시아종합대학 순위’에서 논문 피인용도부문 국내 1위 대학으로 발돋움할 만큼 논문연구실적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대학 순위에서도 22위를 차지, 350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내 27개 대학중 서울대,KAIST, 포스텍, 성균관대,연세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UNIST는 지난 7일 삼성전자가 개최한 제 24회 휴먼테크논문대상 시상식에서 10개 분과중 에너지와 환경, 재료과학 및 공정, 기초과학기술 등 3개 분과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가장 뛰어난 논문을 제출한 대학으로 뽑혔다.
또 ‘교수당 최다 논문제출학과’에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가, ‘교수당 최대 수상학과’ 역시 이 대학 신소재공학부가 각각 선정됐다. 국가슈퍼컴퓨터 운영기관인 KISTI의 폐쇄적이고 심각한 수준의 슈퍼컴퓨터 운영기술력으로 인해 대한민국 學∙硏 기초연구환경이 무너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 및 출연연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팅파워를 기초연구에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2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물리∙에너지∙환경∙수학∙항공우주∙원자력∙역학∙기후∙지진∙해양 분야 등 기초기술개발은 물론 로봇 및 딥러닝, 인공지능 등 전 산업분야 최첨단 기술개발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등 學∙硏 기초연구환경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그룹은 국가슈퍼컴퓨터 운영정책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 KISTI의 폐쇄정책 20년, 무너진 學∙硏 연구환경
이공계 대학 연구실이나 정부출연연의 경우 고성능 슈퍼컴퓨팅파워는 기초연구에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대학교수별 연구실이나 정부산하 연구기관 연구실마다 고성능 슈퍼컴퓨팅 인프라가 구축돼있는 반면 국내는 10여년 전부터 연구실 내 HPC가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젠 손에 꼽을 정도다.
“국내 상위 5개 이공계 대학 기준으로 보면 연구실이 대략 30억원짜리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한다고 가정할 때 10억원 규모로 슈퍼컴퓨팅파워를 갖추는 게 상식입니다. 그래야 해당 연구뿐만 아니라 석∙박사과정의 다양한 연구는 물론 다른 연구실에서도 활용하면서 기초연구 잠재력이 풍부해지거든요. KISTI가 계속 문제를 제기하니까 대학은 10년 전부터 거의 다 사라졌죠”
또 다른 관계자의 증언.
“KISTI가 자꾸 자기들 3호기, 4호기 슈퍼컴퓨터를 임대 사용하면 되는데, 왜 자체 구매를 하느냐. 문제제기가 많았어요. 이런 관행이 20년 정도 되다 보니 포항공대 정도 제외하곤 서울대 KAIST 등 이공계 연구환경과 실적 모두 심각한 상태입니다”
교수집단과 출연연 연구원이 대놓고 반발하며 HPC구매를 강행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KISTI에 찍힐 경우 다양한 연구비 지원이 끊기는 것은 물론 정부관련 프로젝트에도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學∙硏 연구실은 정부 국책과제 신청 시 슈퍼컴퓨터 구매비용을 포함한 과제신청 자체를 극도로 기피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의 경우 고성능 슈퍼컴퓨팅인프라가 확산은 커녕, KISTI가 20년 가까이 독점하는 기형적 구조로 변질된 상태다.
전문가그룹은 KISTI가 국내 學∙硏 HPC 인프라 구축 확산을 원천 차단한 채 임대사용만을 고집하는 전횡을 펼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KISTI의 전횡으로 주요 대학 석∙박사과정 인력과 출연연 연구원의 HPC 활용능력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HPC업계와 성능분석 기관 등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15년전 만해도 석∙박사 과정 학생 중 30% 가량이 HPC를 활용할 능력들을 갖췄던 반면, 최근에는 다룰 줄 아는 석∙박사 과정인력이 전체의 5%도 채 안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눅스기반 슈퍼컴퓨터는 사용할줄 아는 인력은 거의 없을 정도라는 것.
대학 및 출연연 소속 연구원이 KISTI 슈퍼컴퓨터 임대사용에 부정적인 것은 KISTI 슈퍼컴 이용 시 자신들의 연구과정 및 실제 진행과정이 KISTI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임대비용도 큰 부담이다.
또 다른 전문가의 증언. “KISTI는 단순히 국가슈퍼컴 운영관리만 하는데, 왜 수천만원씩 사용료를 받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운영비용이 연간 수억원씩 나오는 건 이해하지만, 너무 비싸 다들 기피하는 상황이에요. 더 큰 문제는 자신의 연구진행 과정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임대사용을 꺼린다는 점입니다. 특허가 될 수도 있는 개발노하우 등이 다 드러나는데, 누가 외부 인프라에 노출하며 연구해요?”
이에대해 KISTI측은 “KAIST 성형진교수,서울대 이원종교수,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은 ‘누구도 KISTI 슈퍼컴퓨터를 강제로 이용하거나 임대할 의무가 없고,전체 이용시간의 90%가 무상이고 KISTI 슈퍼컴퓨터 전문가 상근 30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KISTI 슈퍼컴을 이용하는 외부기관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며 국가슈퍼컴퓨터는 사실상 2,3년마다 500억원대의 예산을 투입, 신기종으로 교체하는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활용도는 거의 미미한 ‘전시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슈퍼컴퓨터운영기관이란 기형적 권한이 부여된 이후 2,3년마다 반복되는 500억원대 HPC구매예산은 學∙硏 연구환경을 살찌우기는커녕 슈퍼컴운영센터만 먹여 살리는 KISTI 국고지원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 슈퍼컴퓨팅 시장은 국가슈퍼컴의 성능과 운영능력에 대해 외부 제 3자가 검증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를 악용한 KISTI에 의해 20년간 ‘암흑천지’ 속에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KISTI는 ‘국가슈퍼컴운영’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정부도 속이고, 學∙硏도 겁박하며 자기 밥그릇 예산 늘리기에만 급급하며 20년째 국내 슈퍼컴퓨팅기반 연구환경을 질식시키고 있는 처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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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년 7월 29일 #2 Authorkisti? 그 cpu사용시간도 얼마 안주고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잡 갯수도 10개밖에 안되고, 계산을 돌려도 1/3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어버리는 그거?
왜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