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 유럽 등 주요 외신들이 이번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행보와 남북한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해 ‘역사적 순간(historic moment)’이라 호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동시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세계 최강국 고위관료답지 않은 옹졸한 행보에 대해 ‘외교적 고립’을 자초했다며 혹평하고 있는 점 역시 주의깊게 봐야할 시그널이다. 반면 김여정을 앞세운 북한 김정은의 외교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되는 거다.
벌써 남북한 단일팀 여자아이스하키팀에 ‘노벨 평화상을 줘야 한다’는 외신이 등장할 만큼 평창올림픽은 이미 역대 보기 드문 최고의 성공적인 동계 올림픽이 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한반도에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남북한 올림픽 단일팀 출전과 공연단, 응원단, 고위급 방한 등 그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한 놀라운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미∙중∙일 등 주변 강국들의 이해 셈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평창올림픽이라는 스포츠 이벤트가 던져주는 메시지는 결국 남북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자국 이해관계가 뒤섞인 미∙중∙일과 러시아 등 주변 강국에 의해 해결될 수도, 해결되길 기대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동계올림픽후 문재인정권이 왜 숨가쁘게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액션프로그램을 빠르게 가동해야 하는 지를 극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21세기 지구촌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인 남북은 죽으나 사나 남북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 결국 남한 스스로 한반도에 대한 전쟁억제력을 갖추는 동시에 경제력을 앞세운 힘의 논리로 외세에 휘둘리지 않고 북한을 협상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하나하나 가랑비 옷 젖듯 동독을 끌어안은 통일의 독일처럼 그렇게 긴장 완화를 넘어 평화의 장으로 넘어가야 한다.
‘한미군사훈련을 바로 재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은 반대한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일본 아베 총리의 발언, 그리고 ‘남북관계개선이 비핵화와 별개로 먼저 앞서갈 수 없다’는 미 정부의 공식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창올림픽이 던져주는 첫 번째 메시지는 한반도 긴장상태와 갈수록 위협적인 북핵 현실을 바라보는 강국의 이해관계가 절대 우리와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극한의 대치국면이 아닌, 대화와 협력 분위기로 발전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대반전을 남북한이 스스로 이뤄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 주변 강국의 이해관계를 우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과 단일팀이 우리에게 던진 두 번째 메시지는 결국 남북한 스스로 한반도 긴장 상태와 전쟁발발 가능성을 제거해야 하는 ‘자주 외교력’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사실이다. 이젠 미국에 휘둘려서도, 한미군사훈련 재개와 문 대통령 방북은 절대 불가하다는 아베의 망언에 흥분해서도, 한국에 대한 중국의 일방통행식 갑질 외교에 울분을 토할 필요도 없는 거다.
결국, 우리 스스로 힘을 기르고 우리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는 일 외엔 없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은 어쩌면 MB, 박근혜 정권이 경직된 대북압박정책으로 최고조의 긴장상태와 전쟁발발 가능성까지 만들어놓은 남북관계 ‘잃어버린 10년’을 빠른 속도로 회복시킬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강경일변도 대북정책과 하루아침에 막아버린 개성공단 폐쇄조치는 최악의 외교정책이었던 셈이다. 평창올림픽이 던진 두 가지 메시지는 올림픽이 끝난 후 우리가 미∙중∙일보다 더 발 빠르게 치열한 외교전에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봐야 한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속내를 드러냈고, 역시 북한에 대한 영향력과 통제력은 절대 놓칠 수 없다는 중국의 대북정책을 간파한 만큼, 빠르게 스포츠에 이은 남북한 경제협력의 물꼬를 터야 한다. 현재의 분위기를 감안해 문재인 정권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대목이 바로 경제협력의 단초를 마련하는 일이다.
그래서 개성공단 복원은 어떤 사안보다 시급하다. 문제는 미국 중심의 UN제재가 한창이고, 북핵 문제에 대해 미 정부 입장이 매우 단호하다는 상황인식이다. 결국, 이러한 살벌한 질서속에 남북 경제협력의 단초, 명분을 어떻게 만들어내느 냐에 문재인 정권 외교력의 승부가 달려있는 셈이다.
북핵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반드시 이끌어내면서 개성공단 복원에 초점을 맞춘 남북관계, 대미 관계에 주력해야 한다. 올림픽 이후에도 북한이 또 추가 핵 개발에 나서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에 나선다면 모든 게 수포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대한 김정은의 발 빠른 대응 역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위협을 느낀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결국 UN제재와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외교라인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명분과 단초를 최대한 빨리 잡아야 한다. 개성공단 복원을 통해 우리는 빠르게 북한에 경제지원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이를테면 개성공단을 통해 전기공급 등 등을 더욱더 확대, 평양 시내까지 전기를 제공하는 등 남한에 대한 의존도를 단기간내 집중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전력은 물론 제 2 개성공장 확충 등을 통한 노동자 임금지원, 생산설비, 도로항만 등 사회인프라 건설지원 등 남한에 대한 의존도를 중국보다 더 광범위하게 만드는 전략들이 추진돼야 한다. 조금씩 피를 섞고 살도 섞는 전략만이 북한에 대한 통제력과 협상력을 높일 유일한 방법임은 우리는 DJ정권부터 20년간 학습했기 때문이다.
금강산 관광재개 육로관관 등 관광산업 협력은 그 이후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중∙일의 첨예한 견제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린 빠르게 남북한 협의와 경제협력까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그래야 협상이 되고 협의가 되고 긴장완화를 위한 최소한의 담보가 될 것이 아닌가 말이다.
MB와 박근혜 정권 10년과 그간 미국이 취해온 초강경 대북정책의 결과가 결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촉발시키고 빠른 핵전력을 보유케한 결정적 단초를 제공했음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옷을 벗기는커녕 갈수록 옷을 두껍게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제는 DJ가 제시했던 ‘햇볕정책’을 가동해야 하고, 이렇듯 더워서 스스로 옷을 벗게 하는 정책만이 북한을 개방과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최고의 카드라는 외교전문가들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한다.
물론 체제유지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하는 김정은 정권이 핵 개발에 대해 신뢰성 있는 변화 메시지를 내놓을 지는 여전히 별개의 사안일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 정권에 대해 희망을 갖고 설득하고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한반도에서의 전쟁발발 가능성을 없애고 긴장을 완화해야할 할 주인공은 우리 스스로 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사실은 젊은 시절 오랜 유학생활로 서구문화에 익숙한 김정은 위원장이 시간은 걸리지만, 서서히 체제유지만 담보된다면 인민을 좀 더 잘살게 하기 위한 개방정책에 반드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우리 스스로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평창올림픽 후 대한민국은 끈기 있게 북한을 설득하고 동조시키는 인내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거다.
국내 언론이 ‘김일성 가면’오보 파동과 응원단 여성화장실 줄서기 사진 보도로 외신으로부터도 ‘기레기’라며 웃음거리로 등장하고 있지만, 미 유럽 등 세계 주력 언론은 평창올림픽을 매우 중대한 ‘역사적 순간(historic moment)’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의 의미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
한반도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이제 북핵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전쟁 발발지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화와 협상의 무대로 남북이 나서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그 변화의 시작은 이제 문재인 정권의 향후 눈부신 외교력과 함께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보여준 김정은 정권의 변화한 모습이 기만이나 술책이 아닌 정말 진정성을 갖추고 있느냐에 달린 셈이다.
평창올림픽이 그렇게 역사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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